[전준석의 ON 시(詩)그널] 김성철 시인의 '새치기'가 건네는 유쾌한 기다림

월요일을 밀어낸 유쾌한 상상력

기다림마저 설렘으로 바꾸는 마법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간

사진=AI생성

 

[편집자 주]


짤막한 감성 詩 한 편이 당신의 메마른 일상에 따뜻한 '시(詩)그널'을 펼칩니다. '전준석의 ON 시(詩)그널'은 차갑게만 보이던 세상 속에, 詩의 따뜻한 빛을 비춥니다.

 

한 줄 한 줄, 행간마다 담긴 마음의 떨림은 마치 스크린 속 한 장면처럼 오래 남아, 복잡한 사회 속에서 때론 소외되거나 잊히는 '우리 안의 인권'을 다시금 발견하게 합니다. 오늘 인권온에어와 만나는 '전준석의 ON 시(詩)그널'은 詩와 함께 인간 존엄의 가치를 되새기는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갑니다.

 

지루한 일상을 설렘으로 채우는 나만의 시간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어린아이처럼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나 배움의 시간이 있는 날이지요. 평생 앞만 보고 치열하게 달려오느라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뒤로 미뤄두었던 분들이, 비로소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았을 때 짓는 그 해맑은 미소는 옆에서 보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듭니다. 

 

달력을 보며 하루하루 날짜를 지워가던 어린 시절의 소풍 전날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무언가를 이토록 간절히 기다릴 수 있다는 건 참으로 가슴 뛰는 축복입니다. 여기, 그 설레는 기다림을 아주 귀엽고 엉뚱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시 한 편이 있습니다.

 

새치기

 

아하시
화요일 강의
기다려진다

 

월요일님!
화요일하고
자리 바꾸면 안 될까?

 

화월수목금토일.

 

_김성철

 

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은 많은 이들에게 부담스럽고 무거운 날입니다. 그런데 시인에게는 이 무거운 월요일조차 그저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하는 귀여운 방해꾼일 뿐입니다. 시를 배우는 화요일 강의가 너무나 기다려진 나머지, 점잖게 월요일에게 자리를 좀 비켜 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이 절로 미소를 자아냅니다. 

 

일주일의 순서를 '화월수목금토일'로 바꾸고 싶을 만큼 간절한 그 마음속에는 배움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가득 차 있습니다.  

 

3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거운 제복을 입고 거칠고 날 선 현장들을 누비면서, 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과 여유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먹고사는 일에 쫓겨, 혹은 가족을 부양하느라 정작 자신의 이름과 기쁨은 잊고 살아가는 분들이 너무나 많았지요. 그런 분들을 마주할 때면 가슴 한편이 늘 시렸습니다.  

 

인권이라는 것은 거창한 법전이나 제도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나를 미소 짓게 하는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그 기다림 속에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삶을 존엄하게 만드는 가장 작지만 확실한 권리입니다. 

 

배움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시인의 마음은, 팍팍한 세상을 견뎌내는 우리 모두에게 '당신을 설레게 하는 화요일은 언제인가요?'라고 다정하게 묻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바쁜 일상에 치여 잊고 있던 당신만의 벅찬 기다림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시기를 바랍니다.

 

시인 소개

 

사진=김성철 시인

 

평생을 제주와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굵직한 발자취를 남겨온 김성철 시인은, 부드러운 미소 속에 단단한 열정을 품은 사람입니다. 치열했던 지난 삶의 무게를 조금씩 내려놓고, 이제는 시를 통해 세상과 다정하게 소통하며 또 다른 인생의 2막을 아름답게 열어가고 있습니다. 

 

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소년 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는 그의 문학적 여정은, 동인시집 『오늘도 아하!』를 통해 우리에게 유쾌하고도 묵직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작성 2026.08.03 20:14 수정 2026.08.03 23:57

RSS피드 기사제공처 : 인권온에어 / 등록기자: 전준석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